안녕하세요. 오늘은 비트코인이란 무엇이며, 왜 우리나라에서 코인을 하는 사람들만 (억울하게!) 김치 프리미엄을 지불하며 가상자산을 비싸게 사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1. 비트코인이란?
비트코인이란 세계 최초의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decentralized digital currency)입니다. 가상화폐라고 불리기도 하고, 암호화폐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비트코인은 디지털 지갑에서 보관됩니다. (다른 포스팅에서 이 지갑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비트코인은 통상적인 화폐와 달리,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탈중앙화된 장부(ledger)에 모든 거래가 기록됩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비트코인을 활용한 거래에는 제3자의 개입이 들어가지 않고, 이것이 비트코인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트코인과 그를 기록하는 장부(ledger)는 PoW (Proof of Work) 방식에 의해 보호받는데, 새로운 비트코인이 채굴되면, 이 장부를 공유하게 됩니다. (이러한 채굴량은 주기적으로 감소하여, 비트코인은 결국 약 2,100만개에 도달하게 되면 더이상 그 수가 증가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제한되어있는 가상화폐입니다.)
#2.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해외에서는 비트코인을 암호화폐(crypto currency)라고 자주 부릅니다. 정말 이름에서처럼, 비트코인은 화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는, 자동차가 발명되던 시점에 자동차를 마차의 특성과 비교하면서 마차의 잣대로 평가하려는 시도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는 말이 끌지 않으니 마차가 아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익숙한건 마차에 해당하는 전통적인 화폐이니, 비트코인을 전통적인 화폐의 관점에서 평가하여, 비트코인이 화폐인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처음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인데, 그의 논문 『Bitcoin :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에서 그는 비트코인을 "중앙기관의 의존 없이 개인 간에 안전하게 전자적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와 같은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화폐의 평가 잣대인 가치저장수단, 교환의 매개체 등의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화폐로 불리기에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21년 3월에 특정금융정보법에서도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군을 '가상자산'으로 통칭하면서, 화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화폐로 온전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비트코인이 이렇게 큰 자산 군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비트코인의 성장은 '신뢰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비트코인을 해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습니다. 물론 거래소 해킹 등의 굵직한 해킹 사건이 있었으나, 비트코인 블록 자체가 해킹당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으며,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유지시켜주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보안성 및 가치에 대한 신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와 함께 비트코인은 중앙 정부 등 "원치 않는 제3자"의 개입을 배제한 채 탈중앙화를 구현했다는 점에 그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갈수록 정보량이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 시대에 있어서, 모든 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보장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강한 믿음을 주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매우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단순히 내재가치와 같은 재무적인 잣대로 평가하고자 하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3. 김치 프리미엄이 생기는 이유?
재무학의 기본개념 중에 차익거래(arbitrage)라는게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초기 가치가 0이고, T시점의 가치가 반드시 0보다 크거나 같으면, 차익거래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위험 없이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0이 아니면 차익거래가 가능한 상황인데요, 실생활에서 보통 차익거래를 말하면, 서로 다른 두 시장에서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내는 거래를 뜻합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이 차익거래가 제한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코인 채산성이 낮으니, 채굴을 통한 코인 공급이 부족하고, 이렇게 부족한 공급에 비해 거래소에서 코인 현물을 거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글로벌 시세에 비해 국내 코인 가격이 비싼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해외 거래소에서 코인을 국내로 들여와서 비싸게 팔다 보면 차익거래가 해소되지 않겠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요, 국내에서 이는 극히 제한됩니다. 국내는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에 의해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등에 쓰이는 것을 막고자 트래블룰(Travel Rule)이라는 것을 도입했습니다. 트래블룰이란, 해외 거래소에서 코인을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에 해외 계좌를 보유해야 하며, 송금 한도 또한 5만달러로 제한하는 조치를 일컫습니다. 결국 이런 트래블룰 및 비싼 채굴단가 때문에 국내 코인 공급이 부족해지는데, 수요는 몰리니 김치 프리미엄이 생기는 셈이죠. 사실 국내 거래소에 대해서 다룰 내용이 무궁무진하게 많은데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생긴다는 말은, 시장이 왜곡되었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이를 불완전시장, incomplete market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불완전 시장인 국내 코인시장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심각한 과매도구간에 이르면, 김치 프리미엄이 음수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를 역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김치 프리미엄이 반드시 코인을 비싸게 사도록 강요하게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프리미엄때문에, 해외 거래소의 코인 차트들과, 국내 거래소의 코인 차트들은 서로 다른 모양으로 캔들을 그리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국내 거래소 차트는 김치 프리미엄이 끼어있기에, 국내 거래소에서 매매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해외 거래소 차트를 보면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해입니다. (반박시 당신 말이 맞습니다.) 김치 프리미엄 또한 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들 중 하나이며, 국내 거래소를 통해 현물 거래를 하는 경우, 김치 프리미엄이 반영된 시장에서 거래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좋든 싫든, 시장에 게임 체인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국내 거래소에서 현물 거래를 하는 분들에게 있어서 김치 프리미엄은 반드시 데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친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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